성인 ADHD 자가진단 ASRS 테스트
어릴 때 산만하다는 이유로 혼나고, “집중 좀 해!”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던 경험이 있나요? 그런데 사회인이 된 지금도 업무 마감이 자꾸 늦어지고, 계획을 세워도 금세 흥미를 잃고, 머릿속이 동시에 여러 탭이 열린 브라우저처럼 복잡하다면 단순한 ‘습관 문제’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. ‘성인 ADHD(주의력 결핍·과다 활동성 장애, Attention-Deficit/Hyperactivity Disorder)’는 어린 시절에만 존재하는 질환이라는 오해와 달리, 상당수는 성인기까지 지속되거나 뒤늦게 문제로 떠오릅니다.
성인 ADHD 진단 기준이 까다롭고 증상이 우울·불안·조현 등 다른 정신 질환과 겹쳐 보여서 스스로도, 주변에서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. 오늘은 세계보건기구(WHO)가 개발한 ‘ASRS(Adult ADHD Self-Report Scale) v1.1’ 자가보고 척도를 중심으로 성인 ADHD 자가진단 방법, 점수 읽는 법, 그리고 이후 단계까지 한눈에 살펴보겠습니다.
WHO 성인 ADHD 자가진단 척도(ASRS v1.1) 구조
ASRS(성인 ADHD 자가진단 테스트)는 총 18문항으로, 1부(Part A) 6문항이 ‘스크리닝 핵심 문항’, 2부(Part B) 12문항이 ‘보조 진단 문항’입니다. 각 항목은 아래 5단계 빈도 척도로 답합니다.
전혀 그렇지 않다 / 거의 그렇지 않다 / 약간 혹은 가끔 그렇다 / 자주 그렇다 / 매우 자주 그렇다
Part A에서 4개 이상이 ‘약간 혹은 가끔’ 이상으로 표시되면 추가 평가가 권고됩니다.
Part A 핵심 6문항
- 해야 할 일을 끝맺지 못하고 중간에 방치한 적이 있나요?
- 체계적 순서를 요하는 일을 단계별로 진행하기 어려웠나요?
- 약속이나 할 일을 잊어 곤란을 겪었나요?
- 귀찮거나 복잡한 일을 미루거나 피했나요?
- 오래 앉아 있을 때 손·발을 만지작거렸나요?
- ‘멈출 수 없는 모터’가 달린 것처럼 지나치게 활동적이었나요?
Part B는 주의력 저하(예: 잡념에 빠져 대화 내용을 놓침, 집중하려 해도 산만해짐), 충동성(예: 다른 사람이 말을 끝내기 전에 대답,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행동), 과다 활동성(예: 과하게 말이 많아짐)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.
ASRS 자가진단 실전 가이드
- 환경 만들기: 방해 요소를 최소화한 조용한 공간을 확보합니다.
- 지난 6개월 간 평균을 떠올리며 각 문항을 천천히 읽고 직관적으로 체크합니다.
- Part A 결과를 먼저 확인합니다. 4점 이상이면 ‘의심 단계’, 1~3점은 ‘보류’, 0점은 ‘가능성 낮음’으로 본 뒤 Part B를 참고합니다.
- 총점 해석은 공식적으로 고시된 컷오프가 없으므로, Part A 통과 여부가 1차 기준입니다.
- 결과 기록: 날짜·점수·느낀 점을 적어두면 추후 진료 시 큰 도움이 됩니다.
성인 ADHD의 핵심 특징
- 주의력 결핍(불주의): 회의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, 책 한 페이지를 끝까지 읽기 어려우며, 난이도 높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부터 빠지는 양상입니다.
- 과다 활동성·충동성: 몸을 가만두지 못해 다리를 떨거나 펜을 돌리고, 말이 빠르고 많아지며, 상대의 말을 중간에 끊고 튀어나오는 행동·언어적 충동이 포함됩니다.
- 실행 기능 저하: 목표 설정·계획 수립·시간 관리·우선순위 선정·과제 전환(멀티태스킹)과 같은 전두엽 기반 뇌 기능이 매끄럽지 않습니다.
- 정서적 기복: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신감이 낮고, 작은 자극에도 짜증·분노·우울이 빠르게 올라왔다 내려갑니다.
이 네 영역은 서로 얽혀 있어 ‘주의가 안 잡히니 계획도 제대로 세울 수 없고, 계획이 어그러지면 자기통제가 더 약화되고, 그 결과 또다시 실패를 경험하면서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’라는 악순환을 만들곤 합니다.
진단을 가르는 기준: ‘증상 + 기능 손상 + 발병 시기’
의료기관에서는 DSM-5-TR(2022) 진단 기준을 사용합니다. 간단히 요약하면,
- 불주의 증상 9가지와 과다 활동성·충동성 증상 9가지 중 각각 5개 이상(성인 기준)을 6개월 이상 겪을 것.
- 몇 가지 증상이 12세 이전에도 존재했을 것(정확한 기억이 없어도 가족·학교 기록·사진·영상으로 추정).
- 직장, 가정, 대인관계 등 두 개 이상의 영역에서 현저한 기능 손상을 초래할 것.
- 증상이 다른 정신·신체 질환이나 약물·물질 사용으로 잘 설명되지 않을 것.
자가진단 도구는 이 기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지만, ‘의심 환자’를 가려내어 전문의 방문을 권유하는 1차 필터 역할을 합니다.
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?
- 4문항 이상 양성이라면: 자가진단이 ‘확진’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. 우울·불안·불면 등이 ADHD를 흉내 낼 수 있으므로, 정신건강의학과·신경과를 방문해 정식 심리검사(Conners CPT, TOVA, 지능검사)와 병력 면담을 받으세요.
- 경계선 결과라면: 스트레스, 수면 부족, 과중한 업무 등이 일시적 주의력 저하를 유발했는지 점검해 보시고 1~2개월 뒤 다시 테스트해 봅니다.
- 음성 결과지만 의심된다면: 자가보고 편향(문항 해석 오류·자기합리화)이 배제되지 않으므로 주변인의 관찰, 직장 평가서,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함께 검토해 보세요.
전문 치료: 약물 + 비약물 접근의 균형
- 약물 요법
- 메틸페니데이트, 암페타민 계열: 주의력·집중력 향상, 충동성 억제.
- 아톰옥세틴(비자극제): 교대근무자·심혈관 위험군에서 대안.
- 부작용·적정 용량 산정은 꼭 전문의 관리 아래 진행해야 합니다.
- 심리·행동 치료
- CBT(인지행동치료): 부정적 자동사고 교정, 행동변화 플랜 수립.
- ADHD 코칭: 시간 관리·우선순위 설정·정리 기술 교육.
- 마인드풀니스 명상: 충동성·정서 기복 완화.
- 생활 습관 교정
- 수면 위생: 일정한 기상·취침 시간, 카페인·알코올 조절.
- 운동: 주 3회 이상 유산소 + 근력 운동은 도파민·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.
- 디지털 디톡스: 알림 최소화, 스마트폰 ‘포커스 모드’ 활용.
직장과 가정에서의 구체적 전략
- TO-DO 리스트를 ‘5분 단위’로 쪼개기: 시작 진입장벽을 낮추면 실행 가능성이 높습니다.
- 타이머·포모도로 기법: 25분 집중 + 5분 휴식을 반복해 뇌 피로를 관리합니다.
- 시각적 정리 도구: 칸반보드, 트렐로, 구글 캘린더 색상 태그로 우선순위를 구분합니다.
- 책상 위 ‘시작 키트’ 마련: 당장 필요한 물건만 놔두어 선택지를 줄입니다.
- 소음 차단: 화이트노이즈,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으로 외부 자극을 줄입니다.
- 가족·동료에게 공유: 증상 이해도를 높이고, 리마인더 설정·업무 분담에 협조를 구합니다.
자주 듣는 오해와 진실
- “ADHD는 게으름 탓이다?”
-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뇌 네트워크 연결성 차이가 과학적으로 확인된 ‘뇌 기반 질환’입니다.
- “약물은 중독을 일으킨다?”
- 치료 목적의 저용량 복용은 오히려 물질 남용 위험을 낮추며, 의존성은 임상적으로 매우 낮습니다.
- “성인이면 이미 늦었다?”
- 뇌 신경 가소성은 평생 지속됩니다. 치료 개입 시 삶의 질, 고용 안정성, 대인관계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보고가 다수입니다.
마무리: 자가진단은 출발점일 뿐
성인 ADHD는 ‘의지가 부족하다’는 낙인이 아니라, 뇌 발달·유전·환경 요인이 맞물린 신경 발달 질환입니다. ASRS 자가진단으로 첫 단추를 꿰었다면, 다음 단계는 전문가 상담과 맞춤형 치료 계획입니다. 일상의 작은 전략과 사회적 지지망이 결합될 때, 당신의 창의성·몰입력·다채로운 사고는 오히려 강점으로 빛날 수 있습니다. 지금 느끼는 어려움이 결코 당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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